19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문용린 후보가 당선됐다.
문 신임 교육감은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해 온 혁신학교 확대와 고교선택제 폐지, 학생 인권조례 등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학교 현장에 혼란이 예상된다.
문 신임 교육감은 후보 시절부터 혁신학교를 기존 61개교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밝혀왔다. 그는 또 학생인권 조례를 비판해왔다. '중학교 1학년 시험 폐지'도 그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양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들은 하나같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점진적 개혁과 이를 통한 안정화를 주문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해 "교육을 정치적으로 장악하고 실험해온 곽 전 교육감에 대한 시민의 엄중한 심판"이라고 평가하며 "궤도에서 벗어난 서울시 교육을 정상으로 되돌려 안정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급진적인 개혁에서 오는 피로감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를 힘들게 한다. 문 신임 교육감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점진적인 개혁을 할 것이라 믿는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측은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이 대선에 묻혀 제대로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 정책이 교육감의 철학을 기반으로 추진되겠지만, 현장의 요구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확대, 학생 인권조례 등과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신임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세운 중학교 1학년 시험 폐지에 대해 전교조 측은 '현실성 부재'를, 교총 측은 '학력 저하와 과외시장 확대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 뜻을 밝혔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도 중학교 1학년 시험 폐지 공약에 대해 "아이들의 진로 탐색도 중요하지만, 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며 "또 다른 실험을 하기보다 현장의 요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그동안 교육감 선거가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굳어져 학부모의 입장에서 씁쓸했다"며 "이념을 떠나 화합과 친목의 학교 현장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폭력과 왕따, 교권침해 등 일선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인성 교육을 강화해달라"고 덧붙였다.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곽 전 교육감이 추진했던 정책 중에 합리적인 것은 계승하고 모자란 부분은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며 "보수 대표로 나왔지만, 진보를 끌어안는 포용력을 발휘해 안정적인 교육 정책을 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