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의 한 여고를 졸업한 K양은 지난 수능시험에서 언·수·외 합 6등급을 받았다. 여기에는 평소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인 언어영역에서 무엇에 홀렸는지 최악의 성적을 받은 탓도 컸다. 이 때문에 당초 논술전형으로 지원코자 했던 고대와 서강대를 포기해야 했음은 물론, 다른 대학조차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었다. 3학년에 들어와서부터 논술공부를 시작했는데, 그것도 전문 논술학원에 다니지 않고 그때까지 그 분야에 전혀 문외한이었던 아빠한테서 논술을 배우며 공부한데다가, 이 성적을 가지고는 In-서울 하기에 급급한 실정이어서 불안감은 그만큼 더했다. 하지만 K양은 논술전형에 지원해 무려 10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양대 국문학과에 보란 듯이 합격했다." ('어떻게 공부해야 논술전형으로 합격할까' 중)
'논술로 대학을 바꾼다'는 수년 간 축적된 주요 대학의 기출문제를 일일이 분석해 현행 통합논술의 방향에 부합하는 논술공부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논제 분석부터 지문 독해와 요약, 개요 짜기, 글쓰기까지 유형별 답안 작성 방법을 사례 중심으로 철저히 파헤쳤다. 유형별 대표 문제 25개를 선별해 출제 유형을 분석하고 예시답안을 제시했으며, 주제별 기출문제 463개를 수록해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에 완벽히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2013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정원 중 수시모집 비율은 2012학년도보다 증가해 63%에 달하고,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은 평균을 상회하면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더해 주요 대학은 대부분 소수를 선발하는 특별전형을 제외한 일반전형에서 논술시험을 채택하고 있으며, 반영 비율 또한 70% 이상으로 높다. 따라서 적어도 명문대를 목표로 한다면 논술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반면 교육 일선에서는 일반 논술전형에 지원하더라도 주요 대학들이 정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정시모집에도 대비해야 하며, 내신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기는 하되 내신과 수능공부에 좀 더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결코 잘못된 주장이 아니지만, 다른 각도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교과의 실력 차가 크지 않고, 수능이 쉬워지면서 고득점자와 동점자가 양산되는 등 수능성적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지역·학교별 학력편차가 심한 내신성적의 반영 비율이 논술성적보다 낮거나 같은 점을 감안하면, 당락을 가르는 것은 결국 논술성적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문제 하나로 당락이 갈리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수시 논술전형에 지원할 경우 최저학력기준만 충족하면 논술로 부족한 수능성적을 만회하거나 역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보면, 결코 논술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시모집 내신성적에 포함되는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여름방학부터 논술공부를 시작하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대학마다 천차만별인 출제 경향과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주제를 감안하면, 수능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는 한 목표로 하는 대학들의 기출문제만 훑어보기에도 벅찬 시간이라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하지만 3학년 올라와서부터 시작한다면 일주일에 하루를 할애해 4시간 정도만 공부해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한다. 언수외 공부와 비교했을 때 공부에 대한 부담도 없고 시간 면에서도 효율적인 공부가 바로 논술공부라는 말이다. 더군다나 학생들의 논술성적이 평균점수대에 몰려 있음을 볼 때, 남보다 조금만 더 잘하는 정도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많은 수험생들에게 논술은 대책 없고 거북한 시험이다. 바로 여기에 논술의 매력이 있다. 그 어려움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남들이 힘들다고 포기하는 동안 조금만 더 노력하면 어렵지 않게 목표로 한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 아니, 한 단계 높은 대학에도 합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논술이다. 저자의 딸은 언수외 합 6등급으로 명문대에 진학했다. 그것은 바로 논술의 힘이었다.
논술은 어렵다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시험일 뿐이다. 대입논술은 결코 글쓰기 실력을 묻는 시험이 아니며, 또한 단순히 배경지식을 묻는 시험도 아니다. 어쭙잖은 지식을 얼마만큼 많이 머리에 주워 담고 있는지를 묻기보다는, 그 지식을 어떻게 통합하고 조직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게 논술시험이다. 정답이 없는 논술공부, 방법은 있다. '논술로 대학을 바꾼다'는 현행 통합논술에 가장 부합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합격으로 이끄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학원에서 제공하는 사탐과 언어영역의 요약 글은 어떠한가? 공부의 효율성을 꾀하기 위해 많은 똑똑한 학원 강사들이 고심하여 만든 것이니 당연히 고도로 내용을 압축하고 함축한 것이겠고, 따라서 이것이라도 제대로 공부하면 글의 요약을 이해하는 데 당연히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이다. 왜냐하면 시험공부에 빠뜨리지 말아야 할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한데 쓸어 담기는 해야겠고, 그렇기에 이런 식의 요약이란 게 모든 수식어를 다 빼고 명사와 대명사만을 나열하면서 압축한 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는 글의 요약이 아니라 문장의 단순한 생략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이렇게 나열된 지식을 무슨 절대적인 지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항목별로 분류하여 제시함으로써, 각 항목들 간의 연결 관계를 애초부터 끊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만다. 당연히 이런 식의 요약본을 접하여 무조건 암기할수록 학생들은 논술 글의 올바른 독해·요약과 멀어질 뿐이며, 결국에는 논술공부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수험생들은 요약 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중) 김태희 지음, 352쪽, 2만3000원, 지상사